연말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거리엔 캐롤이 흐르고, 약속들도 하나둘 늘어가죠.

하지만 우리에게 12월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달력은 겨울을 가리키지만, 우리에게는 결실을 준비하는 한여름 같은 시기입니다.

지금 무엇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내년 공부의 속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12월 말까지 끝내야 하는 것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 공부 중인 기수험생이라면

수험을 시작하고 손에서 놓지 않았던 단어책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그 단어장을 펼쳐 아는 단어 vs. 모르는 단어를 분명하게 나눠보세요.

이미 외운 단어는 진한 형광펜으로 체크만 해도 충분합니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익숙한 단어’를 아는 단어로 착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단어 테스트를 보고, 정말 알고 있는 단어를 구분하세요.

이렇게만 정리해도

‘000보카 5,000’이 아니라 지금 진짜 외워야 할 ‘000보카 1,671’이 눈앞에 드러납니다.

새해에는 새 책을 펼치는 것보다, 손때 묻은 책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고 효과적입니다.

▶ 처음 시작하는 초시생이라면,

12월은 진도를 빼는 시기가 아니라 방향을 확정하는 시간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이 흔히 겪는 문제는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처음 한 달은 책을 고르고, 나에게 맞는 강의를 찾아 헤매다 보면

시작은 12월이었지만, 결국 1월 수험생과 똑같은 출발선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많이 하는 것보다,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나의 방향을 먼저 정하는 것이 훨씬 더 전략적입니다.

그 시작은 커리큘럼 흐름 파악입니다.

각 과목의 OT만 보더라도 어떤 파트가 핵심인지, 어떤 강의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 연간 전략이 어떤 순서로 설계되어 있는지 흐름이 한 번에 보입니다. 각 과목 OT는 평균 20~30분 내외, 반나절만 투자하면 나만의 전과목 공부 지도가 만들어집니다.

지도 없이 길을 가면 모든 길이 돌아가는 길이 되지만,

지도가 있는 사람은 어디서 시작해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 다음이 나에게 맞는 시작 강좌 선택입니다.

모두가 커리큘럼에서 제시한 첫 강의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EBS에서 수능 영어 강의를 오래 해왔고,

기출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전략적으로 설계해온 입장에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수능 기준 3등급 이내라면, 기초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법 SAB 전략, 독해 GS 전략처럼 실전형 문제풀이 전략 강의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영어가 어렵든, 노베이스이든지 간에 첫 단계를 시작하는 건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여러분의 목표는 완강이 아니라 시작 자체입니다.

문제풀이 전략을 일찍 접한 학생은 1월이 되면 이미 다른 수험생보다 한 단계 앞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겐 연말이지만,

우리에게는 성장을 위한 준비 기간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나를 잠깐 멈추어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현재 수험생이든, 이제 시작하는 초시생이든

하루 정도는 푹 쉬는 시간도 반드시 챙겨두세요.

1월부터는 모의고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리듬이 달라집니다.

체력은 곧 실력이고, 공부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 역시 에너지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계획보다 방향, 완강보다 시작, 새로운 책보다 손에 익은 책.

지금 이 기준으로 ‘나’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출발부터 입실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따뜻한 연말되세요.

성정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