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도 시험 일정이 확정된 요즘,

상담하다 보면 "요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단순히 집중력의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바닥났다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지난 몇 달, 혹은 1년 넘게 주말 하루도 늘어지지 못하며 달려온 몸과 마음이

차가운 날씨 속에서 보내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물론 충분히 쉬면 좋겠지만,

수험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그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수면의 질을 지키고,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집중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책상에서 버티는 법’이 아니라,

지쳤을 때 꺼져버린 집중력을 다시 켜는 방법을 

제가 좋아하는 뇌과학 기반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① 90초 멍때리기

지쳤을 때 책을 억지로 바라보면 집중력은 더 떨어집니다.

이럴 때 저는 창밖이나 벽을 90초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바라봅니다.

(핸드폰 보면서 멍~은 효과 없습니다.)

잠깐 멍하니 쉬어주는 이 시간이

머릿속에 쌓인 부담을 풀어주고 주의력과 집중력을 다시 살아나게 합니다.

짧지만 가장 빠른 ‘집중력 회복 스위치’입니다.

② 감각 전환

같은 감각을 오래 쓰면 뇌는 자동으로 ‘절약 모드’로 들어가 둔해집니다.

그래서 시각, 촉각, 후각을 살짝만 바꿔줘도 뇌가 빠르게 깨어납니다.

• 펜 색 바꿔서 3줄만 써보기

• 찬물로 손 씻기

• 향 있는 핸드크림 바르기

아주 작은 변화지만,

뇌는 즉시 반응하고 다시 집중하려는 상태로 전환됩니다.

③ 단어 거꾸로 말하기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빠르게 집중력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저는 새벽 4시쯤 일어나 모의고사 문항을 제작하는데,

이 시간대가 가장 조용하고 결과물도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막 잠에서 깬 직후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루틴을 씁니다.

바로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 집중력 → 력중집

• 모의고사 → 사고의모

• 4시 11분 → 분11 시4

이렇게 단어를 거꾸로 말해보면 눈동자가 위로 향하고 미간에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갑니다.

전전두엽이 실제로 ‘켜질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입니다.

두세 번만 반복해도 멍하게 흘러가던 생각이 멈추면서,

뇌가 깨어나고 집중력이 빠르게 올라옵니다.

그 이유는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순간,

뇌가 소리와 글자를 새로 조합하려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왠지 제 새벽 루틴을 공개한 것 같아 민망하지만...

효과는 정말 확실합니다. 꼭 한번 해보세요!

결국 집중력은 체력에서 시작되고, 작은 자극으로 유지됩니다.

혹시 이 시기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만큼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진 않았는지,

한 번쯤 돌아봤으면 합니다.

수험은 자신을 압박하기만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때로는 고개를 들어 지금의 계절을 느껴보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결국 좋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믿음도 잊지 마세요.

이미 집중력을 켜기 위해 이 글을 읽고,

그 방법들을 직접 실천해보려는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그리고 분명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오늘 여러분에게

잠깐의 환기, 각성, 그리고 오늘을 버틸 에너지가 되길 바라며 씁니다.

다가오는 12월,

지치지 않고, 집중력도 성적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저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성정혜